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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와인 업계 변화의 바람, 캘리포니아로부터 : California Wine Alive Tasting 2022에 부쳐2022-03-31 12:04
작성자 Level 10

AC(After Covid19) 3년차, 오프라인 와인행사 소식이 간간히 들린다.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곳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다. 지난 3월 3일 캘리포니아와인협회가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한 얼라이브 테이스팅은 생산자들의 방한 계획을 수정하여 라이브 세미나 형식을 취했다. 앞서 2월에는 캘리포니아 현지의 마스터 소믈리에와 화상 연결을 통해 소노마 카운티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이민자와 몽상가들이 정착한 캘리포니아는 와인 업계도 비교적 트렌드 변화에 빠른 편이기 때문일까. 이럴 때일수록 그 강점이 두드러져 보인다. 요즘 한국 시장에서 미국 와인의 성장세가 놀라운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가파른 성장세, 캘리포니아 와인은 지금

캘리포니아 와인 얼라이브 테이스팅 2022 행사는 3월 3일 아침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졌다. 시음회에는 수입사 27곳에서 300종 이상의 캘리포니아 와인을 선보였고, 올해의 테마 생산지인 로다이(Lodi) 와인 시음 코너도 별도로 마련됐다. 3타임으로 나누어 운영한 시음회에는 400여 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로다이 와인’과 ‘탈탄소’라는 세미나 주제들도 흥미로웠다는 평이 많았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하기로 하자. 그보다 지난 2월에 이어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새로운 행사로 돌아온 캘리포니아와인협회를 보며 이들의 행보에 질문이 생겼다. 이 공격적인 움직임은 근래 한국 시장에서 미국 와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기(그 주축에 캘리포니아 와인이 있기) 때문일까?

캘리포니아와인협회 한국 지사를 맡고 있는 최민아 대표는 먼저 그 성장세부터 짚었다. “주한미국대사관 농업무역관(ATO Seoul)이 발표한 와인 시장 보고서(2021년 3월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총 와인 수입은 2020년에 전년도 대비 27% 증가한 3억 3천만 달러에 달했다. 미국에서 수입한 와인은 65% 증가한 5천 6백만 달러였다. 한국으로 수출되는 미국 와인은 2012년 한미 FTA 발효 이후 2020년까지 3배 이상 증가했고, 미국 와인의 평균 수입 가격(CIF 기준)은 지난 5년간 50% 상승했다. 여기에는 시사점이 있다. 미국 와인의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향상됐다는 것. 그리고 미국 와인이 프리미엄 와인으로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는 점이다. 이런 성장의 한 복판에서 캘리포니아와인협회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자 하고 있다.” 그 다양한 행보에는 생산자들과 와인 수입사들을 연결하는 온라인 미팅부터 소믈리에들을 대상으로 한 캘리포니아 와인투어도 있었다. 특히 화상연결을 통해 생산자와 직접 마주하고 시음하는 가상의 와인투어는 코로나로 발이 묶인 소믈리에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했다는 평을 들었다.

작년에 열린 캘리포니아 와인 버추얼 투어

혁신이 시작되는 곳, 캘리포니아에서

캘리포니아와인협회는 향후 10년간 미국 와인 총수출의 95% 이상을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두고 25억 달러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2030 수출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해 지난 2021년 ‘골든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Golden State of Mind)’ 캠페인을 시작했다. 캘리포니아는 혁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이 시작되는 곳이기 때문에 와인을 넘어 캘리포니아를 이야기하는 것이 이 캠페인의 목표다. 그 중에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와인 세계를 이끄는 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라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 주제 중 하나가 왜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IWCA(International Wineries for Climate Action)의 노력’이었는지도 이해되는 지점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상기후 발생 빈도는 늘어나고, 강우패턴이 변하고 산불의 빈도와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행 정책으로는 2100년까지 기온이 2.7~3.1°C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정책 부재 시 미래 기상 시나리오는 더 최악으로(4.1~4.8°C 상승) 치닫게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와인협회에서는 2045년까지 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기온상승의 그래프를 1.5°C로 막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와인생산자들

세미나는 캘리포니아 와인 업계에서 탈탄소와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는 선구자 와이너리 3곳(잭슨 패밀리, 스파츠우드, 실버오크)의 관계자들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했고, 탈탄소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소개되었다.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는 잭슨 패밀리 와인은 2009년부터 탄소 배출 현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탄소배출량을 17.8%나 감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와인 병 경량화를 위한 노력(잭슨 패밀리), 재생농법을 위한 다양한 노력(스파츠우드), 토양 경간 최소화를 통한 탄소격리(실버오크) 등 각 와이너리들이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방식을 공유했다. 주제 선택이 흥미로웠다는 홍진기 국순당 팀장은 “유기농 등 더 깨끗한 와인을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되는 탄소 제로 시대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와인 산업을 위해 꼭 필요한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박재현 인디펜던트리쿼코리아 팀장은 “자칫 피상적인 수준에서 끝날 수 있는 탈탄소화라는 주제를 실제 와이너리 사람들이 실행하고 경험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로 소개하여 주제에 몰입을 할 수 있었다”며, “기존에 알고 있던 정보와 정보들을 꿰어서 보다 구체적인 지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번 IWCA 세미나에서 선보인 와인들

라이징 스타 로다이를 더 흥미롭게 하는 것들

로다이 와인생산자 협회인 <Lodi Winegrape Commission>의 이사 스튜어트 스펜서(Stuart Spencer)가 진행한 진판델 마스터클래스를 통해서는 그간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로다이 와인’에 대한 조명이 이뤄졌다. 화상연결로 만난 스튜어트 스펜서는 ‘라이징 스타’로 로다이를 소개했다. 로다이는 어떤 곳인가. 캘리포니아 내륙에 자리를 잡은 이곳은 농업 기반 사회다. 여러 세대에 걸쳐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이들의 터전이자, 캘리포니아 와인 생산자의 뼈대를 이루는 중추적인 산지. 캘리포니아의 주요 와인생산자들이 로다이에서 포도를 재배하거나 매입하고 있다. 1850년대 이곳에서 와인 생산이 시작되었고, 1986년 공식적으로 AVA가 승인되었다. 40,468ha의 땅에 750여의 생산자가 있는 이곳은 캘리포니아 프리미엄 와인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곳이기도 하다. 로다이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다양하게 재배되는 포도종. 캘리포니아 특유의 실험정신은 이 넓은 땅에 마구 표출되어 로다이의 시그니처 와인인 올드바인 진판델부터 스페인 화이트종인 알바리뇨까지 약 100여 종의 품종이 재배된다. 최민아 대표는 “로다이는 가성비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기로 유명하다”며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로다이 지역의 대표 품종인 진판델, 그 중에서도 올드바인 진판델을 집중 조명하였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스터클래스에서는 평균 포도나무 수령 최소 30년을 자랑하는 로다이 지역의 진판델을 집중 조명했다.

로다이 와인에 주목하는 이유

행사에 참여한 트린체로 패밀리 에스테이트(Trinchero Family Estates) 아시아 태평양 세일즈 디렉터 리치 로(Ritchie Loh)는 로다이 와인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나파와 소노마 와인은 갈수록 비싸지고 한국에서 미국 와인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진다. 한국 소비자 중 나파 밸리나 소노마 카운티의 와인을 일상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이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는 로다이 와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남동 호주나 남프랑스 와인에 비해 일반적으로 로다이 와인이 여전히 좀 더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만, 적어도 미국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는 경쟁력 있는 가격대다. 뿐만 아니라 로다이는 미국 와인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캘리포니아에서 나파 밸리나 소노마 카운티 외에도 퀄리티 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다른 지역이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상기시켜준다.” 그는 로다이 와인 지도를 제공해 로다이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편 홍진기 국순당 팀장은 “대부분의 로다이 와인들이 전형적인 미국 와인 스타일을 보여주기 때문에 점차 니즈가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며 “더욱이 나파 밸리 와인 가격이 매년 많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가성비 부분에서 더 부각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박재현 인디펜던트리쿼코리아 팀장 역시 로다이 와인의 가능성을 “아주 밝다”고 점쳤다. 덧붙여 “와인 시장의 규모가 확대될수록 비교적 덜 알려진 지역이라도 ‘한 번 시도해볼까?’하는 호기심과 해당 정보에 대한 니즈가 비례하여 증가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환경이 캘리포니아와인협회, 수입사, 생산자들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영 사진 캘리포니아와인협회

▶관련 영상 : 'California Wine Alive Tasting 2022' 현장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