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갯빛 떼루아 갤러리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
소노마 카운티 마스터 클래스 ‘Through The Prism of 4’
오는 2월 9일(수), 캘리포니아와인협회(CWI:California Wine Institute)가 주최하는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 마스터 클래스가 열린다. 주제는 ‘프리즘으로 비추어 보는 4개의 색체(Through The Prism of 4)’. 소노마 카운티를 대표하는 4개의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와 4개의 포도 품종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진행을 맡은 이는 미국의 와인 전문가이자 마스터 소믈리에 이반 골드스테인(Evan Goldstein). 캘리포니아 현지에서 실시간 화상 연결을 통해 진행하며 시음 와인 역시 각 와이너리의 관계자가 직접 소개한다. 소노마 카운티의 프리즘은 어떤 빛을 비추어 줄지 기대하며, 소노마 카운티의 와인 생산지에 대해 미리 알아본다.
캘리포니아 투 톱 와인 생산지 소노마 카운티
태평양과 나파 밸리 사이, 소노마 카운티에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역사적인 포도밭들이 있다. 포도나무가 처음 심어진 것은 1812년. 이후 소노마 카운티는 고품질 캘리포니아 와인을 최초로 생산하며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의 토대를 만들었다. 20세기 후반 캘리포니아 와인의 르네상스를 연 나파 밸리에 1인자의 자리를 내어준 듯 보이지만, 프리미엄 와인 생산지로서의 입지는 흔들린 적이 없다. 소노마 카운티에는 현재 45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와이너리가 존재한다. 생산량으로 봤을 때 나파 밸리보다 2배가량 많은 와인이 생산되며, 다양성 면에서도 나파 밸리보다 훨씬 많은 포도 품종이 재배된다.
한 국가의 모든 떼루아가 단 하나의 카운티 안에
소노마 카운티는 미국에서 가장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러시안 리버 밸리와 소노마 코스트의 섬세하고 신선한 풍미의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부터 알렉산더 밸리의 우아하고 균형감 좋은 까베르네 소비뇽, 그리고 드라이 크릭 밸리의 쥬시하고 풍만한 진판델까지. 와인 생산지로 소노마 카운티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소노마 카운티는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기에 정말 좋은 장소이다. 마치 하나의 국가가 한 카운티 안에 있는 것 같다”라는 마스터 소믈리에 케이스 골드스톤(Keith Goldstone)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풍부한 일조량 속에서도 포도의 긴 생장 시기가 보장되는 기후조건은 동일하지만, 각 AVA에서는 놀라울 만큼 다른 스타일의 와인들이 생산된다. 계곡, 평원, 산, 숲, 강바닥, 해안 절벽 등의 각양각색의 지리적 스펙트럼에서 독특한 미세기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고도가 낮은 계곡 지역에서는 차가운 안개가 포도를 감싸고, 고도가 높은 언덕 지역에서는 열기를 머금은 햇빛이 포도를 감싼다. 토양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고대에 바다였던 땅이 화산 폭발과 지각 변동으로 드라마틱하게 바뀐 결과, 오늘날 소노마 카운티에는 프랑스 전체보다 더 다양한 토양 타입이 있다고 얘기된다.
소노마 카운티의 대표 AVA
소노마 카운티에는 총 18개의 AVA가 있다. 이중 소노마 카운티의 다양성을 대표하고 생산량과 인지도 면에서 알아두면 좋을 6개의 AVA를 소개한다.
러시안 리버 밸리 AVA(Russian River Valley AVA)
피노 누아가 꽃 피는 땅 러시안 리버 밸리. 이곳의 떼루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태평양이다. 초저녁마다 밀물처럼 몰려오는 시원한 바다 안개가 포도밭의 열기를 완전히 식혀주며 규칙적인 자연 냉방 시스템의 역할을 한다. 덕분에 이 지역 포도의 생장 기간은 이웃 지역보다 15%-20% 정도 길다. 햇살 좋은 캘리포니아에서도 과숙 되지 않고 좋은 산미를 간직한 피노 누아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같은 이유에서 샤르도네 또한 좋은 품질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소노마 코스트 AVA(Sonoma Coast AVA)
북쪽의 멘도시노 카운티와의 경계에서부터 남쪽의 산 파블로 만까지, 소노마 코스트 AVA는 태평양을 따라 길게 뻗은 광활한 구역이다. 인근 내륙보다 비가 2배 이상 많이 오는 서늘한 기후대의 와인 생산지이지만 포도는 충분히 잘 익는다. 이는 대부분의 포도밭이 바다 안개가 지나가는 고도보다 높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서부 해안 지역의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은 순수한 과실미와 높은 산도, 낮은 알코올을 가진 아찔한 풍미의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를 생산한다. 서늘한 지역 특유의 시크한 미감의 시라도 눈여겨봐야 할 카테고리이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작은 AVA 중 하나인 드라이 크릭 밸리. 규모는 작지만 다양성으로 속이 꽉 찬 지역이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다양한 고도, 지형, 토양을 바탕으로 30종 이상의 폭넓은 품종이 재배된다. 하지만 드라이 크릭 밸리의 주인공은 정해져 있다. 바로 진판델. 탄탄한 구조감과 진한 베리류 과일 풍미를 가진 와인부터 올드바인으로 만들어 우아하고 깊은 맛이 있는 와인까지 그 스타일도 다양하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소비뇽 블랑과 까베르네 소비뇽, 론 밸리 품종의 결과물도 훌륭하다.
소노마 카운티의 올드바인 (사진 제공 : 캘리포니아와인협회)
알렉산더 밸리 AVA(Alexander Valley AVA)
기셔빌(Geyserville)의 심장부에 위치한 알렉산더 밸리는 목가적인 풍경의 작은 시골이다. 하지만 생산되는 와인의 스케일은 결코 작지 않다. 특히 까베르네 소비뇽은 캘리포니아 최고급 와인으로 여겨진다. 알렉산더 밸리는 따뜻한 내륙이지만 태평양의 영향을 받아 아침저녁으로 매우 상쾌한 공기가 감돈다. 이러한 조건에서 생산된 까베르네 소비뇽은 좋은 산미와 부드러운 미감, 뛰어난 절제미를 갖추게 된다. 달콤한 베리류 과일향이 적극적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나파 밸리 까베르네 소비뇽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알렉산더 밸리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외에도 메를로, 샤르도네 등이 많이 재배된다.
카르네로스 AVA(Carneros AVA)
1983년 지정된 카르네로스 AVA는 캘리포니아 최초로 행정구역이 아닌 기후 특성에 따라 경계가 정해진 AVA이다. 실제로 남쪽에 산 파블로 만을 두고 나파와 소노마 모두에 한 발씩 걸치고 있다. AVA를 정하는 기준이 된 것은 서늘한 기후. 오후가 되면 카르네로스의 뜨거워진 대기가 산 파블로 만의 서늘한 공기를 세차게 빨아들여 강한 바람이 불고, 이 바람을 맞은 포도는 섬세한 풍미와 신선한 산미를 갖추게 된다. 그 결과 이곳의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는 러시안 리버 밸리보다 더 가볍고 부르고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글로벌 스파클링 와인 회사들이 모여 있는 캘리포니아 최고의 스파클링 와인 생산지이기도 하다.
소노마 밸리 AVA(Sonoma Valley AVA)
소노마에서 가장 오래된 AVA 중 하나로 동쪽의 마야카마스(Mayacamas) 산과 서쪽의 소노마 산에 의해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중 소노마 산은 차갑고 습한 태평양의 기운과 비구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시원한 공기가 남쪽의 카르네로스와 북쪽의 산타 로사 평원에서 유입되어 캘리포니아의 다른 내륙 지역과 차별되는 독특한 기후 조건을 형성한다. 100개가 넘는 많은 와이너리가 이곳에 터전을 잡고 있으며 메를로, 피노 누아, 샤르도네, 까베르네 소비뇽을 주로 재배한다.
사진/지도 제공 캘리포니아와인협회(CWI:California Wine Institute), 글/정리 신윤정